[외식브랜드 투자노트] 외식업은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일까요?
![[외식브랜드 투자노트] 외식업은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일까요?](/_next/image?url=https%3A%2F%2Fcdn.sanity.io%2Fimages%2Fua0fjlud%2Fproduction%2Feb4618c3f24a27502dec160d4aef24999d274ec8-1024x576.jpg%3Fw%3D1600%26h%3D900%26fit%3Dcrop&w=3840&q=75)
‘외식업은 트렌드 업종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지난 글에서는 맛 이야기를 했습니다. 메뉴는 새로워도 괜찮지만, 맛은 그 상권에서 생활하는 누구에게나 통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죠. 이번 글에서는 시선을 한 단계 넓혀 ‘카테고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외식업 투자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한 번은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외식은 유행을 너무 타지 않나요? 작년에 줄 서던 가게가 올해는 한산하던데요."
충분히 나올 만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늘 이렇게 답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요.
외식업에는 두 가지 성격이 함께 있습니다
외식업의 뿌리는 먹는 일, 식(食)입니다. 사람은 경기가 좋든 나쁘든 매일 먹고, 그중 적지 않은 끼니를 밖에서 해결합니다. 이런 이유로 외식업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요즘의 외식은 끼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어 올리고, 새로 생긴 가게를 찾아가고, 줄을 서서 먹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메뉴 하나가 몇 달 만에 전국으로 퍼지기도 하고, 그만큼 빠르게 식기도 합니다.
결국 외식업은 필수 영역이면서, 동시에 유행에 민감한 콘텐츠 영역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말이 반만 맞는 이유죠. 그래서 중요한 건 어느 쪽에 뿌리를 두고, 어느 쪽을 활용하느냐입니다.
오픈쉐어가 경계하는 두 가지
오픈쉐어가 브랜드를 볼 때 특히 경계하는 경우가 두 가지 있습니다. 방향은 정반대인데 결과는 비슷합니다.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에서요.
반짝 카테고리 : 한꺼번에 몰린 수요는 한꺼번에 빠집니다
첫 번째는 유행을 타고 반짝 떠오른 카테고리입니다. 대만 카스테라나 탕후루, 두쫀쿠를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한때는 거리마다 매장이 생기고 줄이 늘어섰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이 급격히 꺾였습니다.

탕후루가 대표적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으로 달콤왕가탕후루의 가맹점은 2022년 43개에서 2023년 531개로, 1년 만에 12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에는 신규 개점이 한 곳도 없었고, 381개 점포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가맹점이 150개로 줄었습니다. 1년 사이 70% 넘게 빠진 셈입니다.
가게들의 운영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수요 자체가 짧았던 겁니다. 마케팅과 화제성으로 짧은 기간에 몰린 수요는, 관심이 옮겨가면 그만큼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이런 흐름 앞에서는 아무리 잘 운영하는 매장도 혼자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아무리 줄이 길어도, 저희는 이런 카테고리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멈춰 있는 브랜드 : 카테고리는 남아도 손님은 옮겨갑니다
두 번째는 정반대입니다. 카테고리는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는데, 브랜드가 멈춰 있는 경우입니다.
고급 중식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중식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카테고리입니다. 그런데 한 가게가 10년 동안 같은 메뉴, 같은 레시피, 같은 비주얼로 승부한다면 어떨까요? 카테고리는 그대로 남아 있어도, 손님은 같은 음식을 새롭게 풀어낸 새 브랜드로 조금씩 옮겨갑니다.
오래가는 카테고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고 버티기만 하는 것도 결국 수요를 뺏기는 또 다른 길입니다.
우리가 찾는 건 ‘오래가는 카테고리, 앞서가는 메뉴’입니다
오픈쉐어가 찾는 브랜드는 이 두 경우의 사이에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을 카테고리에 뿌리를 두고, 그 안에서 메뉴로 계속 앞서가는 브랜드입니다.

카테고리 :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은 수요
먼저 카테고리입니다. 저희는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카테고리를 봅니다. 짜장면과 짬뽕, 국밥, 고기구이처럼 세대가 바뀌어도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들이 있죠. 이런 카테고리는 유행이 오고 가도 찾는 사람이 꾸준합니다. 수요층이 두텁고,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메뉴 : 같은 짜장면도 시대에 맞게
다음은 메뉴입니다. 카테고리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그 안에서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한 새 메뉴를 계속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똑같은 짜장면이지만 한우차돌을 올려 한우차돌 짜장으로 내놓습니다. 똑같은 삼선짬뽕이지만 트러플을 더해 트러플 삼선짬뽕을 만듭니다. 손님에게는 여전히 익숙한 짜장면과 짬뽕인데, 한 번 먹어볼 새로운 이유가 생기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새 메뉴가 카테고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행을 좇아 전혀 다른 음식을 내는 건 혁신이라기보다 흔들림에 가깝습니다. 저희가 좋게 보는 건 카테고리의 중심은 지키면서, 그 위에 시대의 감각을 얹는 브랜드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글과 같은 구조의 이야기입니다. 맛에서는 "메뉴는 새로워도 맛은 대중적이어야 한다"였고, 카테고리에서는 "카테고리는 오래가되 메뉴는 앞서가야 한다"입니다. 변하지 않아야 할 것 위에 변하는 것을 얹는 것. 저희가 찾는 브랜드의 모습은 결국 하나입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가는 가게나 요즘 눈에 띄는 가게가 있다면, 이 세 가지를 한번 짚어 보세요.
- 10년 전에도: 그 가게의 카테고리가 10년 전에도 흔히 볼 수 있던 음식이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10년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면, 쉽게 사라질 수요는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 최근 2~3년의 메뉴판: 새 메뉴가 들어오거나 대표 메뉴가 바뀐 적이 있는지 보세요. 메뉴판이 몇 년째 그대로라면, 멈춰 있는 가게는 아닌지 한번 살펴볼 만합니다.
- 신메뉴의 방향: 새 메뉴가 그 가게의 카테고리 안에 있으면서도 새로운지 보세요. 이름만 들어도 그 가게가 떠오르는 신메뉴라면 좋은 신호입니다.
투자자에게 이 기준이 중요한 이유
카테고리의 수요가 탄탄하면 매출의 바닥이 두꺼워집니다. 브랜드가 잠시 주춤하더라도, 그 음식을 찾는 사람들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저희가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 바닥 이야기는 바로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메뉴의 혁신은 반대로 매출이 더 올라갈 길을 엽니다. 새 메뉴는 새로운 손님을 부르고, 기존 손님에게는 다시 올 이유를 만듭니다. 오래된 카테고리 안에서 새로 등장하는 브랜드들과 경쟁하며 자리를 지키는 힘도 여기서 나옵니다.
반대로 트렌드 카테고리는 투자자에게 특히 조심스러운 영역입니다. 매장 하나가 흔들리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은, 투자금이 회수되기도 전에 시장 자체가 꺾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을 아무리 잘해도 막기 어려운 위험이죠.
물론 오래가는 카테고리에 있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오래가는 카테고리일수록 경쟁자도 많고,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기본기와 맛이 받쳐줘야 합니다. 다만 카테고리가 흔들리면, 그 위에 아무리 좋은 것을 쌓아도 버티기 어렵습니다.
사라지지 않을 카테고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트렌드를 앞서가는 메뉴로 계속 새로워지는 브랜드. 오픈쉐어는 유행을 좇는 브랜드보다, 오래가는 카테고리 안에서 유행을 앞서가는 브랜드를 찾습니다.
다음 회부터는 숫자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오늘 잠깐 언급한 매출의 바닥, 저희가 최고 매출보다 최저 매출을 먼저 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본 콘텐츠는 외식 브랜드에 대한 오픈쉐어의 관점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투자상품의 권유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오픈쉐어에서 경영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좋은 외식 브랜드를 알아보는 시각과 투자 판단의 기준을 공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