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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맛에 맞으면 좋은 가게일까요?

오픈쉐어 팀 Ian오픈쉐어 팀 Ian
||읽는 시간 약 6분
내 입맛에 맞으면 좋은 가게일까요?

내 입맛이 아니라 상권의 입맛

지난 글에서 좋은 외식 브랜드의 기본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음식의 퀄리티, 환대하는 서비스, 매출을 계속 높이려는 운영 시스템이었죠. 이번 글에서는 그중 첫 번째인 음식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해보려 합니다.

매장을 보러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당연히 먹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먹으면서 "맛있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게 됩니다.

"이게 나한테 맛있는 걸까, 아니면 누구한테나 맛있는 걸까?"

비슷해 보여도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투자자에게 중요한 건 두 번째죠.

내 입맛은 기준이 아닙니다

저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끌리는 맛의 방향이 있습니다. 누구는 매운 걸 잘 먹고, 누구는 간이 센 걸 좋아하고, 누구는 향이 강한 음식을 즐기죠. 문제는 투자자도 자기 입맛에 맞는 가게를 좋은 가게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이런 가게를 종종 만납니다. 음식은 분명 훌륭하고, 미식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가도 좋습니다. 그런데 매장에 앉아 있어 보면 손님층이 좁습니다. 특정 연령대, 특정 취향의 손님만 오는 거죠.

이런 가게는 팬은 있지만 확장성이 부족합니다. 팬이 이사를 가거나, 취향이 바뀌거나, 근처에 비슷한 가게가 하나만 생겨도 매출이 바로 흔들리죠. 맛이 좋다는 사실만으로 외식업이 버티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반대로 이런 가게도 있습니다. 메뉴 자체는 흔합니다. 미식가가 보면 특별할 게 없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점심에는 근처 직장인이, 저녁에는 가족 손님이, 주말에는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앉아 있습니다. 누구를 데려가도 "맛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게죠. 저는 이런 가게를 보면 마음이 놓입니다.

우리가 찾는 맛은 ‘누구나 맛있는 맛’입니다

오픈쉐어가 찾는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맛있다고 느끼는 맛입니다. 가장 좋은 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한 테이블에 앉아 같이 먹을 수 있는 맛이고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럼 새로운 메뉴는 안 되는 거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메뉴의 새로움 × 맛의 대중성 인포그래픽 (이미지=오픈쉐어)

새로운 메뉴와 낯선 맛 : 둘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메뉴는 처음 보는 것이어도 괜찮습니다. 이름이 생소하고, 아직 그 상권에 없던 음식이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한 입 먹었을 때 느껴지는 맛의 문법이 익숙하고 대중적이냐는 것입니다.

낯선 이름의 메뉴인데 먹어보면 누구나 아는 맛이 나는 가게가 있습니다. 이런 가게는 새로움으로 손님을 끌고, 대중적인 맛으로 손님을 붙잡습니다. 새롭기 때문에 이야깃거리가 되고, 대중적이기 때문에 오래가죠. 저희는 이 조합을 오히려 좋게 봅니다.

반대로 메뉴는 익숙한데 맛이 낯선 경우가 있습니다. 개성이 강하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맛입니다. 이런 맛은 팬을 만들 수는 있어도 저변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메뉴도 낯설고 맛도 낯설다면 잠깐 화제가 될 수는 있어도, 오래 사랑받기는 더 어렵고요.

상권의 입맛 : ‘누구나’가 가리키는 사람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여기서 ‘누구나’는 전국의 누구나가 아니라, 그 상권에 상주하는 사람 누구나를 뜻합니다. 그 상권에서 일하는 직장인, 근처에 사는 거주자, 생활 반경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같은 메뉴라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릅니다. 지역마다 익숙한 간이 다르고, 같은 도시 안에서도 직장인이 많은 상권과 가족 손님이 많은 상권은 찾는 맛이 다르죠. 그래서 저희는 매장을 볼 때 그 상권의 상주 인구가 실제로 테이블에 앉아 있는지를 봅니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은 것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상권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평일에도 꾸준히 오는 가게가 훨씬 든든합니다. 찾아오는 손님은 유행을 따라 움직이지만, 상주하는 손님은 매일 그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메뉴, 다른 상권

저희가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합니다. 연희동에서 줄 서는 가게로 자리 잡은 사천식 중식당이 있습니다. 동네에서는 이미 유명한 집이었죠. 이 브랜드가 마곡의 대형 오피스 상권에 새 매장을 열었습니다. 같은 메뉴,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반응은 연희동만큼 오지 않았습니다.

상권이 달랐습니다. 연희동은 젊은 층이 놀거리와 즐길거리를 찾아 오는 곳이고, 마곡은 직장인과 가족 단위 거주자가 생활하는 곳입니다. 새로운 걸 찾아온 사람에게 매력적인 맛과, 매일 점심을 먹는 사람에게 편한 맛은 달랐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실패가 아닙니다. 한 상권에서 줄 서는 가게를 만들었다는 건 이미 맛의 실력이 증명됐다는 뜻입니다. 이 팀은 기존 메뉴를 지키면서, 그 상권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고를 수 있는 대중적인 메뉴를 더하고 처음 오는 손님이 느끼는 허들을 낮췄습니다. 매출은 그때부터 꾸준히 올라가고있죠.

맛이 틀렸던 게 아니라, 그 상권의 입맛에 맞춰 다시 설계한겁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가게에 가셨을 때, 음식 말고 주변도 한번 둘러보세요.

  • 손님층: 테이블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의 나이와 구성이 다양한지 보세요. 한 종류의 손님만 있다면 팬은 있어도 저변은 좁은 가게일 수 있습니다.
  • 입맛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입맛이 전혀 다른 사람과 같이 가보세요. 부모님이나 아이, 평소 가리는 게 많은 친구면 더 좋습니다. 그 사람도 "맛있다"고 하면 대중적인 맛입니다.
  • 평일 점심: 주말 저녁 말고 평일 점심에 가보세요. 그 상권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가게인지 가장 잘 보이는 시간입니다.

투자자에게 이 기준이 중요한 이유

맛이 대중적이면 손님층이 넓고, 손님층이 넓으면 매출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습니다. 특정 손님이 빠져도 다른 손님이 그 자리를 채우죠. 이것이 매출의 바닥을 두껍게 만듭니다. 이 바닥 이야기는 뒤에서 따로 다루겠지만, 저희가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이 바닥입니다.

또 하나, 대중적인 맛은 다른 상권으로 옮겨도 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호점, 3호점, 그리고 플래그십으로 가는 길에서 맛이 발목을 잡지 않습니다. 개성이 강한 맛은 한 곳에서 사랑받아도, 다른 곳에서 같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대중적인 맛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맛이 넓게 통해도 환대와 운영이 받쳐주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다만 맛이 좁으면 그 위에 아무리 좋은 것을 쌓아도 한계가 분명합니다.

내 입에 맛있는 가게가 아니라, 그 상권에서 생활하는 누구에게나 맛있는 가게. 오픈쉐어는 팬이 많은 브랜드보다 저변이 넓은 브랜드를 찾습니다.

다음 콘텐츠에서는 맛에서 카테고리로 시선을 넓혀, "외식업은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일까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늘이 "메뉴는 새로워도 맛은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면, 다음은 "카테고리는 오래가되 메뉴는 앞서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본 콘텐츠는 외식 브랜드에 대한 오픈쉐어의 관점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투자상품의 권유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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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쉐어 팀 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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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쉐어 팀 Ian

오픈쉐어에서 경영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좋은 외식 브랜드를 알아보는 시각과 투자 판단의 기준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