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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쉐어 상권 분석 시리즈 1. 강남 : 외식업의 격전지에서 버티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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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쉐어 상권 분석 시리즈 1. 강남 : 외식업의 격전지에서 버티는 방식

강남은 늘 사람이 많아요. 퇴근길 강남역 사거리를 지나 본 사람이라면 "여기서 가게를 하면 망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거예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같은 강남 안에서도 어떤 골목은 줄이 늘어서고, 어떤 거리는 임대 문의 종이가 몇 달째 붙어 있어요. 내가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식당이 사라지기도 하고요. 사람이 많은 것과 가게가 버티는 것은 생각보다 다른 이야기예요.

오픈쉐어 상권 분석 시리즈는 서울의 주요 상권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오래 가는 가게는 무엇이 다른지 살펴봐요. 첫 번째 상권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상권 중 하나인 강남이에요.

이 글을 읽으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요.

  1. 지금 강남 상권을 읽는 3가지 숫자
  2. 상권을 쪼개 보는 3가지 렌즈
  3. 같은 강남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1~2호점 가게가 버티는 방식의 차이

강남을 읽는 세 개의 숫자

사람: 하루 21만 명이 지나가는 곳

강남역은 하루 평균 21만 명 이상이 지나가는 서울의 거점입니다. 외국인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지난해 기준 외국인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약 4만 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9.7% 많아졌죠.

숫자보다 중요한 건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예요. 강남을 오가는 사람의 대다수는 20~40대예요. 평일 낮에는 인근 오피스 직장인이, 퇴근 후에는 모임 손님이, 저녁과 주말에는 외식과 쇼핑을 하러 온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이 차례로 거리를 채워요. 그만큼 다양한 소비층을 한곳에서 확보할 수 있는 곳이면서 손님층이 시간대별로 교대하는 구조라, 하루 중 거리가 완전히 비는 시간이 드문 상권입니다.

매출: 여전히 오르는 중

강남역 상권이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사무실이에요.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강남권역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1.7%로 세 분기 연속 서울 주요 권역 중 가장 낮았어요. 매일 점심과 저녁을 근처에서 해결하는 직장인이 매출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 더해 사람만 많아진 게 아니라 사람이 늘어난 만큼 매출도 상승했어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3월 강남역 상권의 매출은 전년보다 8% 늘었다고 하는데요. 낮은 공실률과 꾸준한 유동인구가 강남역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다만 앞으로는 유동인구 규모만으로 매출을 예측하고 결정하기가 점점 어려워져요. 상권별 특징, 소비 특성, 브랜드 전략 등 복합적인 요소가 성장의 성패를 결정해요.

부동산: 들어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곳

문제는 이 숫자들이 고스란히 자리값으로 옮겨간다는 거예요.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및 투자 분야를 이끄는 CBRE는 올해 1분기 강남 가두상권* 임대료가 1년 전보다 9% 올랐고, 공실률은 6%까지 내려왔다고 분석했어요. 빈 가게가 줄고 임대료와 권리금이 오르면서, 새로 들어오려는 가게에게는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거죠.

*가두상권 : 길을 따라 상점이 늘어선 상업 지역

한국부동산원 자료로 보면 숫자가 더 구체적이에요. 올해 2분기 강남대로 상권의 상가 임대료는 ㎡당 약 8만 5,500원으로, 서울 평균(약 5만 2,800원)의 1.6배예요.

이런 부동산 상황에서 글로벌 외식 기업들은 한국이나 아시아 진출 무대로 강남을 선택하고 있어요. 올해 문을 연 치폴레, 그보다 앞서 들어온 파이브가이즈와 밴루엔 등이 있어요. 국내 외식 기업 역시 플래그십이나 특화 매장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데 강남을 이용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SPC 스퀘어, bhc, 폴바셋 등을 꼽을 수 있어요.

치폴레 오픈날 매장 풍경(출처=치폴레 코리아 @chipotle.kr 공식 인스타그램)

다양한 소비층을 갖고 있는 강남에서 "통하면 전국으로 간다"는 계산이 반영된 거예요. 강남은 유동인구와 매출, 그리고 부동산의 삼박자가 꾸준히 성장하는 상권입니다.

그런데, 같은 강남이어도 결과는 다르다

숫자만 보면 강남은 여전히 강해요.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에서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45.2%였어요. 같은 강남권인데 점포 절반 가까이가 비어 있었던 거예요. 자리값도 같은 강남 안에서 크게 갈려요. 한국부동산원이 나눈 강남지역 상권별 임대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권㎡당 월 임대료 (2026년 2분기)
강남대로약 8만 5,500원
신사역약 7만 4,600원
테헤란로약 7만 3,000원
논현역약 7만 400원
청담약 6만 8,900원
압구정약 6만 1,900원
도산대로약 5만 5,900원
교대역약 4만 6,400원
남부터미널약 4만 4,300원
서울 평균약 5만 2,800원

가장 비싼 강남대로와 남부터미널의 차이는 두 배 가까이 돼요. 같은 강남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어느 거리냐에 따라 매달 내야 하는 고정비가 완전히 달라지는 거예요.

몇 년 전 데이터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요. 2019년과 2022년의 강남권 상권 매출을 비교한 조사에서, 상권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늘어난 몫의 상당 부분은 병원과 의료 서비스였어요. 같은 기간 강남 상권 음식점 매출은 오히려 20% 넘게 줄었고요. 대로변보다 이면도로 골목에 있는 가게가 더 잘된 경우도 많았어요.

같은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더 있어요. 당시 강남에서 매출이 늘어난 몇 안 되는 외식 업종이 해장국이었다는 거예요. 반대로 유흥주점과 호프는 크게 줄었고,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바(Bar)는 늘었어요. 비싸고 화려한 한 끼보다 빠르고 부담 없는 한 끼, 오래 마시는 술자리보다 짧고 가벼운 한 잔을 찾는 손님이 늘어난 거예요. 상권에 오는 사람은 그대로여도, 그 사람들이 돈을 쓰는 방식은 계속 바뀌고 있어요.

사람이 많은 상권이 곧 가게가 잘되는 상권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상권을 볼 때는 '강남'이라는 이름 하나로 보면 안 되고, 더 세밀하게 쪼개서 봐야 해요.

오픈쉐어가 상권을 쪼개 보는 3가지 렌즈

1. 누가, 언제 오는가

같은 21만 명이라도 구성이 다 달라요. 평일 점심에 빠르게 먹고 가는 직장인, 저녁에 오래 머무는 모임 손님, 주말에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은 원하는 게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상권을 볼 때는 사람이 몇 명인가보다 어느 시간대에 누가 비어 있는가를 먼저 봐요. 점심은 붐비는데 저녁이 비는 상권이라면, 저녁을 채울 이유를 가진 가게에게 기회가 있어요.

강남역 일대가 좋은 예시예요. 2호선과 신분당선이 만나는 환승 거점이라 출퇴근 시간 유동이 크고, 주변에 오피스와 학원이 모여 있어 점심의 직장인과 저녁의 학생·모임 손님이 한 상권 안에 겹쳐요. 같은 거리에서도 낮과 밤의 손님이 전혀 다른 셈이에요.

2. 대로변인가, 골목인가

대로변은 지나가는 사람이 많은 대신 자리값이 가장 비싸요. 골목은 지나가는 사람은 적지만,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와요.

1~2호점 가게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부러 오는가"예요. 지나가다 들어오는 손님만으로 대로변 임대료를 버티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거든요.

실제로 가로수길이 한창 흔들릴 때도 메인 도로보다 세로수길 같은 이면도로에 손님이 더 몰렸다는 현장 취재가 있었어요. 일부러 찾아올 이유를 가진 가게라면, 대로변이 아니어도 손님은 골목까지 걸어 들어와요.

3. 누구와 경쟁하는가

강남에는 대형 외식 기업의 매장이 많아요. 같은 메뉴, 같은 가격대로 그 옆에 서면 광고비와 인지도에서 이기기 어려워요.

그래서 오픈쉐어는 그 가게가 대형 브랜드와 정면으로 붙는 자리에 있는지, 한 발 비켜선 자리에서 다른 이유로 손님을 부르는지를 봐요.

이때 경쟁자는 같은 업종 가게만이 아니에요. 손님의 같은 한 끼 예산을 두고 다투는 가게가 모두 경쟁자예요. 점심 1만 원대 국밥집과 1만 원대 카레집은 메뉴가 달라도 같은 직장인의 같은 점심시간을 두고 경쟁하죠.

세 가지 관점을 겹쳐 보면 강남이라는 큰 이름 아래 수십 개의 작은 상권이 보여요. 같은 21만 명이 지나가는 곳이어도, 나에게 맞는 손님이 맞는 시간에 오는 자리는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강남, 다른 무기: 글로벌 브랜드와 작은 가게

강남의 비싼 자리에는 해외에서 막 들어온 브랜드와 1~2개 매장을 운영하는 가게가 나란히 서 있어요. 같은 상권, 같은 자리값을 내지만 버티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요.

글로벌 브랜드의 무기: 자본과 화제성

올해 9월 강남역 인근에 미국 멕시칸 브랜드 치폴레의 국내 1호점이 문을 열었어요. 아시아 첫 매장이기도 해요. 오픈 당일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100m가 넘는 줄이 섰고, 3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는 손님도 있었어요. 메뉴 가격은 1만 2,800원~1만 4,800원으로, 강남 직장인 점심값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에요.

2023년 6월 강남에 1호점을 낸 파이브가이즈도 비슷한 장면으로 시작했어요. 오픈 초기에는 하루 2천 명 넘게 찾았고, 아침 8시부터 줄이 늘어섰어요. 2년 뒤인 2025년 여름에는 점심시간에도 대기 줄이 없는 날이 생겼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그래도 매장은 8호점까지 늘었고, 2024년 매출 465억 원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어요.

두 브랜드가 보여주는 건 글로벌 브랜드의 방식이에요. 이미 알려진 이름과 자본으로 화제를 만들며 시작하고, 화제가 식은 뒤에는 여러 매장과 표준화된 운영으로 버텨요. 한 매장의 손님이 줄어도 브랜드 전체가 그 무게를 나눠 지는 구조예요.

파이브가이즈 오��일 시민들이 길게 줄을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출처=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작은 가게의 무기: 다시 올 이유

1~2호점 가게에게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아요. 오픈 첫날 100m 줄을 만들 인지도도 없고, 한 매장이 흔들리면 그 무게를 나눠 질 다른 매장도 없어요. 그래서 작은 가게는 처음부터 다른 질문에 답해야 해요. "이 손님이 다시 올 이유가 있는가?"

글로벌 브랜드1~2호점 가게
첫 방문 이유이미 아는 이름, 오픈 화제성입소문, 직접 경험한 사람의 추천
버티는 힘자본, 여러 매장으로 나눠 지는 구조한 매장의 매출 구조
경쟁 방식어디서나 같은 메뉴와 속도운영자의 손길, 그 가게에만 있는 메뉴
약한 고리화제가 식어도 자리값은 그대로매출이 한 번 흔들리면 바로 부담

결국 작은 가게가 강남의 자리값을 견디는 방법은 하나로 모여요. 매출을 한 시간대에 몰리지 않게 나누고, 객단가와 회전의 균형을 맞추고, 처음 온 손님을 단골로 바꾸는 거예요. 오픈쉐어와 함께하는 두 브랜드가 강남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안쪽에서 이 방식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어요.

차이룸 강남점: 점심은 손님 수로, 저녁은 객단가로

차이룸은 강남에서 손에 꼽히는 프리미엄 중식 다이닝이에요. 비즈니스 미팅이나 접대를 위한 룸도 갖추고 있어서, 강남역 일대 오피스의 수요를 정면으로 받는 가게예요.

흥미로운 건 매출 구조예요. 차이룸은 점심과 저녁 매출이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같은 매출을 만드는 방식은 정반대예요. 점심에는 더 많은 손님이 찾고, 저녁에는 한 테이블이 쓰는 금액이 커요. 낮에는 인근 직장인의 식사 수요를 손님 수로 받고, 밤에는 미팅과 접대 수요를 객단가로 받는 거예요.

앞에서 본 강남역의 시간표와 그대로 겹쳐요. 낮에는 직장인이, 저녁에는 모임 손님이 거리를 채우는 상권에서, 차이룸은 두 시간대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잡아 하루의 자리값을 고르게 나눠 내고 있어요.

차이룸 강남점 룸 사진(출처=차이룸)

모락샤브 강남점: 오래 머무는 식사가 만드는 구조

모락샤브는 프리미엄 웰니스 샤브샤브 브랜드예요. 모락샤브는 점심 매출이 저녁보다 근소하게 높아요. 샤브샤브는 끓이고 건져 먹는 과정 자체가 식사라, 손님이 다른 메뉴보다 오래 머물러요. 그만큼 저녁 시간에 테이블이 도는 횟수가 제한되고, 운영 시간 안에서 회전이 상대적으로 빠른 점심이 매출을 조금 더 받쳐주는 구조예요.

오래 머문다는 건 약점처럼 보이지만, 강남에서는 오히려 이유가 돼요. 빠르게 먹고 나가는 점심이 넘치는 상권에서, 천천히 대화하며 먹을 수 있는 자리는 그 자체로 손님이 일부러 찾아오는 이유가 되거든요.

모락샤브 강남점 좌석 이미지(출처=모락샤브)

두 가게의 공통점: 예약이 차 있는 자리

메뉴도, 객단가도, 매출이 쌓이는 시간대도 다르지만 두 가게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점심과 저녁 예약이 거의 항상 차 있고, 단골손님의 비중이 높다는 거예요.

예약이 차 있다는 건 지나가다 들어오는 손님에게 기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 가게를 목적지로 정하고 오는 손님이 매출을 만들어요. 오픈 첫날 100m 줄은 없었지만, 대신 매일 다시 찾아오는 손님이 있어요. 글로벌 브랜드가 화제성으로 문을 연다면, 작은 가게는 이렇게 재방문과 입소문으로 자리를 지켜냅니다.

상권은 가게를 키워주지 않는다, 시험할 뿐

좋은 상권에 들어가면 가게가 잘될 거라는 기대는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강남의 숫자들이 보여주는 건 반대에 가까워요. 사람이 많을수록 자리값이 오르고, 경쟁자는 커지고, 손님의 기준은 높아져요. 좋은 상권은 가게를 대신 키워주지 않아요. 그 가게가 버틸 수 있는지를 더 빨리, 더 엄격하게 시험할 뿐이에요.

특히 1~2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작은 가게에게 강남은 양날의 칼이에요. 강남에서 버틴 기록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가장 강한 증명이 돼요. 하지만 버티지 못하면 비싼 자리값과 권리금이 그대로 손실로 남아요. 그래서 강남에 들어갈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건, 우리 가게가 강남을 감당할 구조를 갖췄는지예요.

그래서 오픈쉐어는 어느 상권에 있는가보다 그 상권을 감당하는 구조인가를 먼저 봐요. 함께할 브랜드를 고를 때도, 그 브랜드와 다음 매장을 준비할 때도 같은 기준이죠.

다음 아티클에서는 임대료만 보면 강남대로보다도 비싼 광화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데이터 기준 · 유동인구는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2026년 1분기)와 서울AI재단(2025년), 상권 매출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2026년 3월), 임대료·공실률은 CBRE(2026년 1분기)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2025년 4분기) 자료를 기준으로 했어요. 조사 기관마다 상권 범위와 공실률 산정 기준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워요. 상권별 상가 임대료는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2026년 2분기) 기준이에요. 2019~2022년 매출 비교는 나이스지니데이타 분석을 인용한 매경이코노미 기고(2023) 기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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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오픈쉐어 팀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재무관리, 법인사업, 브랜드 성장에 관한 실용적인 인사이트와 브랜드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