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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사이드] 이천을 빚는 맥주 : 브루어리 을를

오픈쉐어 팀 z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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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사이드] 이천을 빚는 맥주 : 브루어리 을를

안녕하세요. 오픈쉐어팀 조입니다. 제가 다니는 수영장 근처에 수제 맥주집이 생겼대요. 그런데 이 집 맥주 이름이 독특해요. '대멸종', '알로효모라', '멸종 기록', '이천 위트', '가배 샷 추가', '그리운 이를 위하여'. 이름만 봐선 도저히 무슨 맛인지 상상되지 않는 이 맥주가 2026년 대한민국 국제 맥주 대회 1위를 차지했어요. 흥미로운 맥주 이름보다 더 흥미로운 맥주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브루어리 을를입니다.

300년 된 땅에서 모두의 꿈을 키우다

이천시 이섭대천로를 따라가면 '요골'이라는 마을이 나옵니다. 오목할 요(凹), 골짜기 곡(谷)에서 온 지명이에요. 300년 이상 옛 모습을 간직해온 이 마을이 숲과 동산이 아파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을를의 부지 역시 같은 운명을 앞두고 있었어요.

영국에서 경영학을, 프랑스에서 주류 경영학을 공부한 뒤 서울의 한 주류회사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이윤제 대표는 같이 공부했던 김호건 이사의 연락을 받습니다. 이천에 아버님이 갖고 있는 작은 땅을 보존하고, 모두를 위한 쉼터로 남기고 싶다는 거였죠.

이윤제 대표는 막연히 꿈꿨던 수제 맥주 양조의 꿈을 이곳에서 펼치기로 합니다. 주류 경영학을 공부하고, 주류회사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상업 맥주 양조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렇게 그가 찾아간 곳이 양재동 비어랩 맥주공방이었어요. 정빈 양조사는 거기서 홈브루잉을 가르치며 맥주를 팔고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온라인에서 맥주 이야기를 시작했고, 유튜브 '명품맥덕'으로 맥주 리뷰를 올려온 사람이죠.

이윤제 대표는 처음엔 그저 홈브루잉 기초반 수강생이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맥주를 사러 오고, 다음 수업도 들으러 오는 사람. 세 번째 수업에서 그는 정빈 양조사에게 조용히 다가가 브루어리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었어요.

정빈 양조사는 블로그에 그 순간을 이렇게 썼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자신이 생각하는 크래프트 정신 그 자체라는 걸 느꼈다고도 했어요. 약간의 고민 끝에 대답했습니다. "네, 한 번 해볼게요." 그렇게 이윤제 대표, 김호건 이사, 정빈 양조사가 만나 을를이 탄생합니다.

이름이 곧 철학이 되다

브랜드 이름 '을를'은 한국어 목적격 조사 을/를에서 왔어요. 문장 안에서 대상을 지목하고 무언가와 무언가를 연결하는 조사입니다. 사실 을를은 단순한 브루어리가 아닌 이천의 자연과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청년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합 식문화 공간 을를"이라고 본인들을 소개하죠. 그렇게 을를은 지역과 사람을, 전통과 현재를,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존재가 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 원칙은 실제로 작동합니다. 이천산 쌀과 복숭아 등 지역 농산물을 맥주와 빵의 원료로 직접 소싱하고, 양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맥박은 지역 농가에 무상으로 돌려줘 비료나 사료로 씁니다. 이천쌀밥라거는 그 철학이 한 잔으로 구현된 맥주예요. 팀도 이천의 청년 전문가들로 꾸렸어요. 커피, 제빵, 요리, 맥주 양조 각 분야의 전문가. 이들을 "쌀, 도자기, 복숭아와 함께 이천의 소중한 자원"이라 부릅니다.

2024년 8월에는 '을를 프로젝트: 관고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전통시장에 재입점하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죠. 시장을 오가는 지역 주민이 을를의 빵과 맥주를 더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빈 양조사는 맥주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음용성이 좋아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맥주, 그러면서 맥주 전문가가 보기에 결이 느껴지는 맥주, 비즈니스 회의를 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 — 정빈 양조사

을를 프로젝트 관고시장 매장 전경
을를 프로젝트 : 관고시장 (이미지 @eulreul.project.gwango)

설립 1년, 숫자가 말해주는 것

2025 KIBA 국제 맥주대회에서 8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국내외 최다 수상 브루어리예요. 이천쌀밥라거와 가배가 금상을 받았어요. 300년 된 땅에서 지역 쌀로 빚은 맥주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증거였습니다.

지역성과 창의성을 모두 인정받은 결과라 더욱 뜻깊습니다. 이천에서 빚은 맥주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수상 직후 신세계 와인앤모어 전국 매장에 맥주 2종이 납품되기 시작했어요. 6개월 만에 거래처 100곳이 넘었습니다.

브루어리 을를 2025년 KIBA 국제 맥주대회 8관왕 수상
브루어리 을를 2025년 KIBA 8관왕 (이미지 @brewery.eulreul)

그런데 숫자보다 더 의미 있는 신호가 있어요. 전세계 맥주 마니아들이 직접 마시고 평점을 남기는 플랫폼 Untappd에서 을를 맥주 리뷰에 이런 말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을를이야." 설립 2년차 브루어리에서 이 표현이 나온다는 것. 팬덤이 생긴 브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신호예요.

흥미로운 건 사람들이 을를에서 가장 많이 마신 맥주가 이천쌀밥라거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Untappd 기준 최다 평가를 받은 맥주는 홉 캐릭터 강한 뉴 잉글랜드 IPA 계열의 '대멸종'입니다. 브랜드 시그니처는 지역성을 담은 라거지만, 맥주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손이 가는 건 기술력이 전면에 드러나는 홉 라인이에요. 정빈 양조사가 말한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면서 전문가 보기에도 결이 느껴지는 맥주" 두 타겟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는 증거가 데이터로 나오고 있습니다.

언탭드 브루어리 을를 반응
언탭드 브루어리 을를 반응 (이미지 untappd)

이천 본점에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의 산학협력 협약이 맺어졌고, SK하이닉스 단체 주문 납품, 이천시와의 국제 관광박람회 공동 참가로 이어졌어요. 그리고 을를 서울숲점이 문을 열었죠.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숲에서 누군가 을를 맥주를 마시고 있을거에요.

이천과 서울을 잇는 것

이윤제 대표는 말합니다. "을를이 이천에서 하나의 문화가 되기를 바랐다."고요.

단기 목표는 지역민들의 사랑방, 장기 목표는 이천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소예요. 서울숲은 그 첫 번째 관문입니다. 다음 챕터는 두 방향이에요. 직접 재배한 원료로 맥주를 만드는 한국형 팜하우스 양조장, 그리고 해외 진출. 이천의 쌀로 만든 맥주가 세계 맥주 애호가들과 이어지는 것. 이것이 을를이 이름에 담아둔 비전입니다.

300년 된 땅 위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정빈 양조사의 말로 콘텐츠 마무리 해봅니다.

우리가 꿈꾸는 건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입니다. 이천의 재료, 이천의 사람, 이천의 이야기를 담은 맥주를 만들고 싶어요. 맥주는 결국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니까요. — 정빈 양조사

브루어리 을를이 더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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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브루어리을를#수제맥주#이천#크래프트비어#KIBA#브랜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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